오타니 방전, 다저스 추락…월드시리즈 우승컵, 토론토 품으로?

 '강행군'의 여파인가.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오타니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팀의 1-6 패배를 막지 못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토론토 선발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의 날카로운 스플리터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6회에는 시속 117.3마일(약 188.8km)의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지만, 토론토 우익수 애디슨 바저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걸려 안타를 도둑맞았다. 9회 마지막 타석마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결국 안타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오타니의 침묵 속에 다저스 타선은 경기 내내 단 4안타 1득점에 그쳤고,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오타니는 신들린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까지 다소 주춤했던 그는 4차전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치고, 마운드에서는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이라는 경이로운 투구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야구 역사상 개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월드시리즈에서도 그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첫 3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OPS 2.083이라는 비현실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연장 18회 혈투가 벌어진 3차전에서는 4타수 4안타(2홈런) 5볼넷 3타점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세우며 한 경기 9출루라는 메이저리그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오타니의 맹활약과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다저스는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의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영웅적인 활약의 대가는 혹독했다. 6시간이 넘는 3차전 대혈투는 4차전 선발 등판까지 예정되어 있던 오타니의 체력을 무참히 갉아먹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4차전에서 오타니는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침묵했고, 마운드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리고 5차전에서도 무안타에 그치며 그의 경기력은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3차전의 여파는 오타니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 전체가 침묵에 빠졌고,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오타니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공격의 활로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다저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불안한 불펜에 타선마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루의 휴식일이 주어지지만, 짧은 시간 안에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반등의 열쇠는 오타니가 쥐고 있다. '투타 겸업'의 슈퍼스타가 다시 한번 기적 같은 활약을 펼쳐주지 못한다면, 다저스의 2025년 가을 야구는 악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의 어깨에 다저스의 운명이 걸려있다.

 

여행핫클립

"베팅 한도 200배 올렸지만…" 규제에 발목 잡힌 강원랜드의 '슬픈 몸부림'

1.7% 증가했지만, 이는 K-관광 열풍을 타고 급성장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의 실적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등 경쟁사들은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확대 등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는 영업이익이 38% 급증했고, GKL과 롯데관광개발은 각각 244%, 103%라는 경이로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뚜렷한 실적 대비는 강원랜드가 처한 현실과 구조적인 문제를 명확히 보여준다.강원랜드의 부진은 단순히 운이 따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중, 삼중으로 얽힌 다중 규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매출총량제'와 '이용객 규제'라는 족쇄에 묶여있는 것이다. 출입일수 제한부터 베팅 한도까지, 촘촘하게 짜인 규제망은 강원랜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K-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절호의 기회 속에서, 정작 국내 대표 카지노는 규제에 발목 잡혀 제대로 된 날갯짓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물론 강원랜드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아래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베팅 한도를 상향하며 실적 개선을 꾀하는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존에서는 테이블 베팅 한도를 기존 1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무려 200배나 확대했으며, 향후 해외 경쟁 카지노 수준인 3억 원까지 추가 상향을 계획하고 있다. 내국인 VIP 고객 테이블 역시 지난 5월부터 베팅 한도를 기존 5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올리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4분기에는 추석 명절 연휴 효과까지 더해져 3분기보다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노력은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결국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 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흩어져 있는 감독 체계를 하나로 모으는 통합관리 기구 도입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랜드 역시 오는 11월 'K-HIT 비전대회'를 열고 2조 5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규제의 틀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카지노 면적 확장과 게임 기구 증설 등을 통해 2027년까지 글로벌 복합 리조트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야말로 강원랜드를 옭아매는 규제의 사슬을 끊고, K-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