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원장이 직접 번역해 '1000만원' 상금까지 받은 문제의 작품

 제19회 유영번역상의 영예가 미국 작가 솔 벨로의 대표작 ‘험볼트의 선물’을 우리말로 옮긴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에게 돌아갔다. 이 소식은 단순한 수상 소식을 넘어, 오랫동안 한국 독자들이 만나볼 수 없었던 거대한 문학적 봉우리가 마침내 우리 곁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유영학술재단은 5일, 미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번역의 난해함 때문에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던 이 장편소설을 성공적으로 번역해낸 전 원장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며 그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의 독자들은 한 번역가의 끈질긴 노력을 통해 새로운 문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귀한 '선물'을 받게 되었다.

 

심사위원회는 ‘험볼트의 선물’이 지닌 문학적 무게감과 번역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전 원장의 작업을 "큰 성취"라고 극찬했다. 작품 특유의 복잡다단한 구도와 방대한 소재,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변화무쌍한 행태와 사유의 흐름은 번역가에게 엄청난 도전을 요구하는 요소다. 심사위는 이러한 난이도를 고려할 때, 전 원장의 번역이 "견실한 역량과 노고가 이뤄낸 값진 결과물"이라며, 그의 깊이 있는 언어적 이해와 끈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외국어 실력을 넘어, 원작의 문학적 정수까지 꿰뚫는 통찰력이 빚어낸 쾌거라 할 수 있다.

 


이번 수상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 전수용 원장은 학계와 번역계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영문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모교인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써왔다. 학자로서의 깊이뿐만 아니라, ‘켈트신화와 전설’, ‘범죄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번역하며 실력 있는 번역가로서의 입지도 굳건히 다졌다.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임명되어 한국 문학의 세계화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그이기에 이번 수상이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유영번역상은 연세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였던 고(故) 유영 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국내 번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7년 유족들이 고인의 이름을 따 제정한 권위 있는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6시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특히 시상식에 앞서 ‘AI 시대의 문학번역’이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로 제10회 유영학술재단 번역심포지엄이 함께 개최되어 번역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행핫클립

낮엔 사파리 밤엔 좀비…에버랜드 가을이 달라졌다

보는 체험부터 관객이 직접 공포 세계관 속 대원이 되는 프로그램까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꾸며졌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지난 12일부터 가을축제를 시작하고 사파리 도보 탐험 프로그램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과 이머시브 호러 테마존 ‘블러드시티 제로’를 운영하고 있다.‘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은 평소 차량을 이용해 둘러보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를 직접 걸으며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다. 대머리황새를 비롯해 코끼리, 기린, 하이에나, 코뿔소 등 15종의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특히 로스트밸리의 사바나와 사파리를 가로지르는 수로에는 출렁다리가 새롭게 설치됐다. 관람객은 출렁다리를 건너며 넓게 펼쳐진 사바나 지역을 바라볼 수 있다. 주키퍼의 설명을 들으며 초식동물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고, 출렁다리 주변에서는 하이에나와 사자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이번 도보 탐험에서는 기존에 유료로 운영되던 ‘리버트레일’ 구간도 코스에 포함해 무료로 개방했다. 전체 탐험 구간은 약 1㎞다.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에는 탐험대원 인증 도장이 마련돼 있어 체험을 마친 뒤 탐험대원 인증서를 통해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현장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자녀와 함께 탐험에 나선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차량을 타고 지나가며 동물을 관찰하는 방식과 달리 직접 걸으며 주변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체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해가 지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올해 10년 차를 맞은 에버랜드 가을축제의 대표 호러 테마존 ‘블러드시티 제로’에서는 관객이 직접 공포 세계관에 들어가는 이머시브 체험이 펼쳐진다.블러드시티 제로에는 곳곳을 돌아다니는 좀비 군단과 이들에 맞서는 화이트Z 대원들이 등장한다. 관객 역시 화이트Z 대원이 된다는 설정이다. 입장객은 화이트Z 요원 ID를 받은 뒤 테마존 입구 스크린에서 프리쇼 영상을 관람하며 본격적으로 세계관에 들어가게 된다.이후 ‘지옥의 문’, ‘통제불능의 실험실’, ‘광기의 서커스’, ‘핏빛 교정’, ‘파멸의 플랫폼’ 등 5개 테마존을 이동하며 탈출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을 모두 마치고 대원증에 도장을 채우면 파멸의 플랫폼 테마로 꾸며진 모노레일을 타고 탈출하게 된다.블러드시티 제로에는 2m가 넘는 거대한 좀비부터 학생주임 좀비, 광대 좀비 등 수십 명의 전문 연기자가 등장한다. 좀비가 갑자기 나타나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등 관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공포 체험을 이어간다.대규모 플래시몹도 펼쳐진다. 좀비 군단과 화이트Z 대원들이 한데 모여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관객들 사이에서도 좀비가 등장한다. 관객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좀비와의 대결에 참여하며 공연의 일부가 된다.이번 콘텐츠에는 영화 ‘해적’과 ‘공조2’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도 참여했다. 이 감독은 관객이 단순히 공포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계관의 구성원이 돼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설명 영상 등을 마련하는 한편 연기자들이 관객과 적극적으로 교감하도록 구성했다.블러드시티 제로에서는 영화와 달리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반영하며 콘텐츠가 계속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반복해서 방문할 경우 발전된 형태의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설명이다.공포 테마에 맞춘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해골 후드 망토와 뿔 캡모자 등 테마 굿즈를 비롯해 실험실 물약을 콘셉트로 한 이색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좀비 의상실과 분장 살롱에서는 직접 좀비 모습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에버랜드의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은 11월 말까지 운영되며, ‘블러드시티 제로’의 이머시브 공포 체험은 11월 22일까지 이어진다.한편 지난 6월 3일 태어난 아기판다 ‘슈바오’는 올해 안에 일반 관람객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강철원 주키퍼는 슈바오가 엄마를 따라 완벽하게 걸을 수 있는 5개월 이상이 되면 관람객에게 공개할 수 있다며, 연내 엄마 아이바오와 함께 일반 관람객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