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판결에 中 미소.."트럼프, 협상 주도권 뺏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밀어붙였던 상호관세 조치가 미국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즉각 15% 수준의 글로벌 관세를 신설하며 맞불을 놨고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의 후속 조치를 면밀히 분석하며 전면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 갈등이 사법부의 판단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만나며 한층 더 복잡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3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관세 소송 판결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판결이 향후 국제 무역 질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성명서에서 일방적인 관세 인상에 대해 일관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음을 강조했다.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보호주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 공고히 한 셈이다.

 


중국 측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웠던 상호 관세 및 펜타닐 관련 관세 부과 조치들이 국제 무역 규범은 물론이고 미국의 국내법조차 준수하지 않은 일방적 행위였다고 맹비난했다. 이러한 조치들이 결국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 소모적인 대립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상무부는 미중 협력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대립은 공멸의 길임을 수차례 입증했다며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부당한 관세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상호관세와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을 타깃으로 삼았던 펜타닐 관세 조치에 대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위법 판결을 내렸다. 대통령의 무분별한 권한 행사에 사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판결 직후 기존 관세를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과 동시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내세워 모든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새로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꺼내든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적자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 동안 최대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의회의 승인 없이도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다만 150일이라는 시한이 정해져 있어 그 이후에도 조치를 지속하려면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의 판결을 우회하면서도 자신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꼼수 행보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무부는 미국이 무역 조사 등 우회적인 수단을 동원해 무역 상대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를 매우 면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가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법적 근거를 바꿔가며 관세를 유지할 경우 중국 역시 강력한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 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기존 상호관세를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사법부의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전쟁의 강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의 행정부와 사법부 사이의 권한 쟁의로까지 번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관세 부과가 법의 심판대에 올랐지만 그가 다시 법의 틈새를 공략해 더 큰 관세 장벽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의 발 빠른 대응 역시 이러한 미국의 내부 갈등을 파고들어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고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결국 미중 양국은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제수지 개선과 국익 수호를 명분으로 15% 관세라는 초강수를 유지할 태세다. 150일이라는 시한부 관세 기간 동안 미 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리고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가 향후 글로벌 무역 질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점을 노려 미국 국내 여론의 반발을 유도하는 심리전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시작된 15% 글로벌 관세 시대가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전 세계 경제인들의 불안 섞인 시선이 태평양 양안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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