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콩쿠르의 영웅 시쉬킨, 3월 예술의전당 상륙한다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의 정수를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쉬킨이 오는 3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과 재회한다.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과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라는 화려한 이력을 보유한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진 한계를 넘어선 '1인 오케스트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시쉬킨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전통의 본질이 악기에서 깊고 공명하는 음색을 끌어내어 마치 교향악단처럼 다루는 능력에 있음을 강조하며, 단순한 기교를 넘어선 감정의 드라마를 예고했다.

 

이번 리사이틀의 프로그램 구성은 러시아 음악의 웅장함과 낭만주의의 섬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다. 1부에서는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와 건축적인 드라마를 선보이며, 2부에서는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배치해 오케스트라적인 무게감을 극대화한다. 시쉬킨은 특히 ‘호두까기 인형’에서 피아노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교향악처럼 들리도록 연주하여 관객들에게 다층적인 음향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러시아 대작들 사이에는 슈베르트의 작품들이 균형추 역할을 한다. 1부에는 슈베르트의 가곡 ‘물 위에서 노래’와 ‘물레 잣는 그레첸’을, 2부 시작에는 즉흥곡을 배치해 낭만적인 내면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의도했다. 이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적 구현과 개인의 깊은 내면 고백 사이의 완급 조절을 통해 관객들이 음악적 서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다. 시쉬킨은 이러한 구성을 통해 피아노 한 대만으로도 무대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증명해 보일 계획이다.

 

한국 관객에 대한 시쉬킨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보여주는 높은 집중력과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연주자에게 다시 큰 에너지로 돌아온다고 언급하며 이번 내한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독주회와 협연을 통해 한국 팬들과 쌓아온 유대감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더욱 긴밀한 호흡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관객의 몰입이 무대 위로 전달될 때 발생하는 특유의 에너지가 자신의 연주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거장답게 시쉬킨은 클래식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도전적인 기획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향후 여러 작곡가의 전주곡들로만 구성된 리사이틀이나 라흐마니노프 듀오 리사이틀 등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공연들을 구상 중이다. 특히 타악기 연주자인 친형 바딤 시쉬킨과 함께하는 앙상블 프로젝트는 두 대의 피아노와 두 명의 타악기 편성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으로 라벨과 슈니트케의 작품을 재해석할 예정이어서 음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미트리 시쉬킨의 음악적 여정은 이번 내한 이후에도 쉼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2027년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5곡 전곡을 이틀에 걸쳐 연주하는 대담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예술적 역량을 시험하는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강인한 정신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보유한 시쉬킨의 이번 서울 공연은 건반 위에서 구현되는 교향악적 울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며, 예매는 마스트미디어를 통해 진행 중이다.

 

여행핫클립

원주 한지테마파크에 가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단'이 시민 작가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그 첫발을 뗐다.'빛의 계단'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2026명의 시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이 순백의 한지 위에 그려낸 각자의 그림이 모여 2026개의 한지 등(燈)으로 재탄생하고, 축제 기간 동안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4월 23일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를 방문하기만 하면 된다. 별도의 참가비나 예약 없이, 운영 시간 내에 방문하는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가가 되어 축제의 일부를 직접 만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셈이다.참가자에게는 순백의 한지와 초록색 필기구가 제공된다. 참가자는 '자연'이라는 주제 아래 나무, 풀, 꽃 등 생동감 넘치는 초록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한지 위에 표현하면 된다. 전문적인 기술이 없어도, 서툰 솜씨라도 괜찮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그림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이렇게 모인 2026개의 그림은 축제 개막과 함께 각각의 조명으로 제작되어 '빛의 계단'에 설치된다. 시민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초록의 이미지들이 어둠 속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며, 마치 싱그러운 숲이 축제장을 감싸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가치는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 있다. 시민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축제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참여 신청은 4월 2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