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폭격 5일 유예 전격 발표

중동 전체를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전쟁의 불길 속에 극적인 반전의 서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격 발표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앞서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에 대한 초토화 공격을 5일간 전격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촉즉발의 확전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SNS와 외신들은 이번 발표가 단순한 시간 벌기인지 아니면 진정한 종전의 신호탄인지를 두고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시간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 양국이 중동 지역의 적대행위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보고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중지하도록 국방부에 직접 지시했다고 알렸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날려버리겠다며 48시간의 최후통첩을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 만료 직전에 대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플로리다 공항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더욱 구체화됐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포함된 미국 대표단이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와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기로 동격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심지어 합의가 최종 타결되면 이란의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미국이 직접 수거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덧붙였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 상대는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측근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멤피스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이란이 이번에는 매우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우리 군이 보여준 강력한 위력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결국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5일간의 유예 기간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란 측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통신을 통해 전쟁이 계속된 지난 24일 동안 미국과 그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다. 협상 당사자로 지목된 갈리바프 의장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미국과의 협상은 전혀 없었으며 트럼프의 발언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이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를 두고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의 후퇴 혹은 전열 정비를 위한 시간 벌기라는 냉소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이토록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기 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항복에 가까운 합의를 끌어냈다고 홍보함으로써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려 하고 이란은 자국 내 여론과 강경파들의 반발을 의식해 공식적인 협상 사실을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은 그동안 공격 재발 방지 약속과 전쟁 배상금을 종전 조건으로 내걸어왔기에 트럼프가 언급한 핵 포기 합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는 이란 입장에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협상설이 파다한 와중에도 현장의 포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정밀 유도무기를 동원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계속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란군 역시 이스라엘 공군기지와 미군 거점에 자폭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맞대응했다.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의 물리적 충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이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언제든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임을 방증한다.

 

결국 앞으로의 5일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대규모 확전이라는 갈림길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이번 협상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농축우라늄 수거가 실현된다면 이는 세기의 합의로 기록되겠지만 만약 이란의 주장대로 가짜뉴스에 불과하다면 5일 뒤 중동은 지금보다 더 참혹한 전장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

 

전쟁의 공포가 가득했던 중동에 모처럼 찾아온 5일간의 정적은 과연 폭풍 전야의 고요일까 아니면 평화로 가는 좁은 문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대화의 공이 이란의 코트에 머무는 동안 국제 사회는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실질적인 군사 행동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5일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날 칠갑산의 안개처럼 불투명한 중동의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백악관과 테헤란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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