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제리드 데일, 19경기 실책 7개 '수비 비상'

 KIA 타이거즈가 박찬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도입한 아시아쿼터 카드 제리드 데일이 수비에서 심각한 균열을 보이고 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으로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두루 거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KBO리그 무대에서는 기본적인 타구 처리와 상황 판단에서 연일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승부처마다 터져 나오는 그의 실책은 투수진의 어깨를 무겁게 할 뿐만 아니라 팀의 승수 쌓기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는 데일의 수비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신으로 변한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1회부터 송구 실책으로 상대에게 무상 진루권을 허용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더니, 경기 후반에는 야구 지능을 의심케 하는 치명적인 플레이를 범했다. 7회말 수비 상황에서 1루 주자를 런다운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홈으로 쇄도하는 3루 주자를 완전히 방치한 채 런다운 플레이에만 매몰되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러한 수비 불안은 단발성 사고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시즌 개막 후 불과 1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데일이 기록한 실책은 벌써 7개에 달한다. 이는 리그 내 유격수 중 압도적인 1위 기록으로, 공동 2위 그룹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안정감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영입한 아시아쿼터 내야수가 오히려 리그에서 가장 불안한 수비수로 전락하면서, KIA 내야진 전체의 수비 집중력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KIA가 데일을 영입한 배경에는 붙박이 유격수였던 박찬호의 이적이 있었다. FA 자격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떠난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데일을 낙점했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타석에서는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제 몫을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수비에서의 실책 하나가 타석에서의 안타 몇 개보다 더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데일의 수비 범위나 핸들링 자체보다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과 송구 정확도에 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런다운 상황에서 상위 베이스 주자를 놓치거나 무리한 회전 송구로 악송구를 범하는 모습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리그 적응이나 심리적 압박감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우승권 도전을 목표로 하는 KIA 입장에서는 유격수 포지션의 구멍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데일이 남은 시즌 동안 KIA의 주전 유격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비에서의 안정감 회복이 급선무다.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수비로 투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며, 특히 실점과 직결되는 상황 판단 미스를 줄여야 한다. 아시아쿼터 제도의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가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수비 불가' 판정을 뒤집을 수 있을지, 아니면 KIA가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여행핫클립

개심사 청벚꽃 피었다, 서산으로 떠나는 봄의 끝자락

울을 터뜨리며 산사 주변을 온통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꽃의 상태가 가장 완벽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봄의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상춘객들과 사진작가들의 시선이 일제히 서산의 고즈넉한 산사 길로 향하고 있다.여행의 시작점인 문수사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듯한 거대한 분홍색 터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겹겹이 쌓인 꽃잎이 탐스러운 왕벚꽃이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데, 이는 일반 벚꽃보다 늦게 피고 오래 유지되는 특성 덕분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태봉산의 푸른 능선과 대비되는 강렬한 분홍빛은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시각적 즐거움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만든다.문수사의 꽃길이 지닌 특별함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찰 초입과 맞닿은 태봉산 자락에는 조선 시대 명종 대왕의 태를 소중히 모셨던 태실과 비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적 깊이를 더한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던 신성한 장소에 흐드러진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역사의 흔적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분홍빛 여운을 뒤로하고 해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서산이 자랑하는 또 다른 명소인 개심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덕사의 말사로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이 고찰은 경내에 피어난 청벚꽃으로 명성이 높다. 은은한 연둣빛을 띠는 청벚꽃은 전국적으로도 개체 수가 적어 희귀성이 높은데, 고즈넉한 산사의 단청과 어우러진 그 색감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개화 기간이 짧아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방문객들의 눈길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두 사찰 사이를 잇는 구간에는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과거 삼화목장으로 불렸던 이곳은 현재 국내 한우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우 개량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약 2km에 걸쳐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구릉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산사와 꽃길, 그리고 목장이 이어지는 이 코스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휴식을 제공한다.서산 운산면이 제안하는 이번 봄 코스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지역 산업이 절묘하게 조화된 체류형 관광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현장을 찾은 이들은 스마트폰 렌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대자연의 풍광에 감탄하며 서산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화려한 왕벚꽃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신비로운 청벚꽃이 그 뒤를 받쳐주는 서산의 봄은, 이제 '나만 알고 싶은 장소'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봄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