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은 1할도 못 치는데…'조커' 김혜성, 월드시리즈 구경만 하다 끝나나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8회, 6시간 39분에 달하는 대혈투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양 팀이 투수만 19명을 쏟아붓고 모든 야수를 소진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혜성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정규시즌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13도루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2루 수비와 팀 내 최상위권의 주력을 증명, 포스트시즌 '조커 카드'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포스트시즌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김혜성은 단 1경기 대주자로 나선 것이 전부였고, 이날 역시 벤치만 뜨겁게 달궜다.

 

최근 김혜성의 출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었던 이유는 주전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극심한 부진 때문이었다. 정규시즌 27홈런을 쏘아 올렸던 파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3차전 직전까지 타율 0.093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다저스 타선의 블랙홀로 전락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파헤스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2루 수비가 가능한 김혜성을 투입하며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을 중견수로 이동시키는 라인업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혜성의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을 활용해 침체된 공격과 수비에 동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변화가 아닌 '믿음'이었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파헤스를 계속 기용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에드먼의 중견수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상 위험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또 다른 백업 자원인 키케 에르난데스에 대해서는 "올해 중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지어 파헤스의 공격력 부진에 대해서도 "9번 타자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라며 선수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김혜성을 비롯한 백업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공언한 셈이다.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파헤스는 3차전에도 어김없이 선발 출전했다. 물론 경기 후반 에드먼이 중견수로 이동하는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비어있는 2루 자리의 주인은 김혜성이 아닌 미겔 로하스였다. 김혜성은 경기 중 대주자로 출전하기 위해 몸을 푸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출루한 주자들이 대부분 빠른 선수들이어서 그의 발이 필요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2020년 최지만 이후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야수의 월드시리즈 출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과 달리, 김혜성이 밟을 수 있는 그라운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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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셰프부터 미슐랭 스타까지, 인천에 총출동한 진짜 이유는?

리스트 2026’ 시상식과 ‘넥스트 가스트로노미 2025’ 포럼이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성공적으로 열린 것이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라 리스트는 프랑스 종신 대사 필립 포르가 2015년 설립한 권위 있는 미식 평가 기관으로, 매년 전 세계 200여 개국의 레스토랑과 호텔을 엄선해 ‘글로벌 1000대 리스트’를 발표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전 세계 미식 전문가 200여 명이 한국을 찾아 ‘미식의 미래’를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치며, 한국이 글로벌 미식계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했음을 입증했다.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레스토랑들의 약진이 단연 돋보였다. 본 행사에 앞서 발표된 한국 레스토랑 셀렉션에서 다수의 국내 셰프들이 ‘글로벌 1000대 레스토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K-파인다이닝의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파라다이스 컬리너리랩의 총괄 컨설턴트이자 모던 한식의 아이콘인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를 필두로, ‘강민철 레스토랑’의 강민철, ‘미토우’의 권영운, ‘온지음’의 박성배, ‘모수’의 안성재, ‘랩24 by 쿠모다’의 에드워드 권, 그리고 중식의 대가 ‘홍보각’의 여경래 셰프 등이 포함되며 한국 미식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이들의 성과는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의 식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포럼에서는 미식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거장들의 철학이 공유되며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2024년 셰프로서는 최초로 프랑스 예술원 회원으로 임명되며 미식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거장 기 사부아 셰프의 강연은 이번 포럼의 백미였다. 그는 “예술이 부재한 레스토랑은 살아있는 레스토랑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며, “전통을 굳건히 지키되 새로움을 향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미식은 진화할 수 있다”는 깊은 통찰을 전했다. 이어 라 리스트 1위 셰프 에릭 리페르 등이 참여한 패널 토론에서는 차세대 미식 경험에 대한 열띤 대담이 오갔으며, 티맵 모빌리티 배진범 리드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식문화 트렌드를 분석, 발표하며 기술과 미식의 흥미로운 접점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파라다이스그룹은 한국 미식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를 재확인했다. 그룹은 지난 8월 문을 연 ‘컬리너리랩 바이 파라다이스’를 통해 국내외 정상급 셰프들의 교류와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하며 K-파인다이닝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28년 서울 장충동에 개관할 플래그십 호텔에서도 K-파인다이닝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울 계획을 밝히며, 미식을 단순한 식사를 넘어 지역의 문화와 창의성을 담아내는 예술이자 관광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글로벌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는 한국 미식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