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드리면 안 나가!" 사상 초유 연준 의장 형사 수사

 미국 경제의 수장이자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미 연방 검찰이 파월 의장을 상대로 전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거센 압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준 수뇌부가 파월 의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기 시작했고 파월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2028년까지 연준 이사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연준 내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옐런 전 의장은 연준 내부에서 이번 수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정책의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명백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빈자리를 줄이기 위해 파월 의장에게 더 오래 자리를 지키라고 권유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연준 본청의 리노베이션 공사였다. 무려 25억 달러 규모의 보수 공사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검찰은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공사 내역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보고 소환장을 발부했다. 미국 역사상 현직 연준 의장이 형사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파장이 상상을 초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수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평소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해왔던 터라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기세가 아니다. 최소한 의장 임기가 끝나는 5월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장 임기가 끝나더라도 2028년 1월까지 남은 이사 임기를 끝까지 채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적으로 파월 의장은 2028년까지 연준 이사회에 머물 권리가 있다. 그는 2012년 전임자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이사로 합류했고 2014년에 14년 임기의 정식 이사로 재임명됐다. 보통은 의장직에서 물러날 때 이사직도 함께 내려놓는 것이 관례지만 지금처럼 외부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윌콕스 전 연준 고위 관계자는 수사 착수 전까지만 해도 파월이 5월에 떠날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의장직 퇴임 후에도 연준에 남을 가능성이 사실상 백 퍼센트라고 내다봤다.

 

연준 내부 관계자들은 검찰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리노베이션 비용이 예산보다 7억 달러 초과한 것은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백악관 동관 재건 사업 등 다른 대형 프로젝트들도 예산을 초과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유독 연준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전형적인 표적 수사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기류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톰 틸리스와 리사 머카우스키 같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조차 파월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통령의 차기 의장 지명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달 말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옐런 전 의장은 대통령이 누구를 지명하든 시장에 진정한 독립성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주는 조건으로 임명됐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임명된 차기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수적으로 열세에 놓여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파월 의장을 축출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연준의 수호자로 만들어버린 꼴이 됐다. 파월 의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며 연준에 남게 된다면 차기 의장 입장에서는 전임 의장이 뒤에 버티고 있는 매우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야 한다.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통화정책을 주무르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차기 의장의 독립성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클 스트레인 전 뉴욕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상원의원이 이번 찬반 결정을 통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 연준을 둘러싼 이 거대한 권력 암투가 앞으로 금리 결정과 달러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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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담긴 호텔 빙수, 네 가지 인연의 맛

의 단계를 네 가지 맛으로 형상화한 '사연(四緣) 빙수' 시리즈를 출시해 미식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히 시원함을 제공하는 디저트를 넘어, 첫 만남의 설렘부터 이별 뒤의 여운까지 이어지는 서사를 토마토와 망고, 말차 등 다채로운 식재료에 투영한 것이 특징이다.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메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유명한 밈을 차용한 '전남친 빙수'다. 블루베리와 요거트 크림치즈를 주재료로 한 이 빙수는 과거 화제가 되었던 '전남친 토스트' 레시피를 디저트로 재해석했다. 상큼한 블루베리 퓌레와 고소한 그라놀라, 그리고 갓 구운 토스트를 함께 제공해 이별 후의 복잡미묘한 여운을 맛으로 표현했다. 3만 9000원이라는 가격대에 호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대중적인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최근 유행하는 식재료 트렌드를 반영한 '피치 샤인 토마토' 빙수도 눈길을 끈다. 건강한 단맛을 선호하는 '토마토 코어' 열풍에 맞춰 제작된 이 메뉴는 토마토 그라니타와 신선한 복숭아의 조화가 일품이다. 바질 크럼블과 레몬 소르베를 곁들여 산뜻한 풍미를 극대화했으며, 붉은 토마토의 색감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까지 더했다. 3만 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책정되어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중시하는 젊은 층의 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여름 빙수의 고전인 망고를 활용한 '트로피컬 망고 빙수'는 이번 컬렉션 중 가장 화려한 구성을 자랑한다. 잘 익은 애플망고 과육을 아낌없이 올리고 망고 젤라토와 수제 팥을 곁들여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담아냈다. 4만 2000원으로 네 종류 중 가장 높은 가격이지만, 망고의 풍성한 식감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여전히 부동의 인기 메뉴다. 한국적인 미를 강조한 '남산 말차 팥빙수' 역시 깊어지는 감정을 쌉싸름한 녹차 퓌레로 표현하며 중장년층 고객까지 사로잡고 있다.호텔 측은 빙수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제휴 혜택도 마련해 경쟁력을 높였다. 판매 기간 내 방문객에게는 일리 커피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특정 카드 멤버십 고객에게는 추가 할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메리어트 본보이 신규 가입자에게는 프리미엄 티 브랜드 딜마와 협업한 한정판 티 세트를 증정하는 등 충성 고객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고물가 시대에 호텔 디저트를 즐기려는 알뜰 소비족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의 이번 시도는 식재료의 개성뿐 아니라 메뉴에 서사를 입혀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호텔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것을 넘어 고객의 감성을 건드리는 스토리텔링이 올여름 호텔 빙수 경쟁의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다. 9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사연 빙수 컬렉션은 명동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여름의 기억을 선사하며 도심 속 휴식의 가치를 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