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피자를 먹었다" 베네수엘라, 승리 후 조롱 떼창

 베네수엘라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했지만, 그 영광은 승리 뒤에 이어진 추태로 인해 심각하게 퇴색되고 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조롱 섞인 세리머니가 반복되면서 전 세계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7일 이탈리아와의 4강전 직후였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베네수엘라 팬들은 경기장에 남아 "우리는 피자를 먹어 치웠다(We ate pizza)"는 노래를 부르며 패배한 이탈리아를 조롱했다. 이 장면은 미국 스포츠 매체 등을 통해 영상으로 확산되며 비판 여론에 불을 지폈다. 

 


베네수엘라의 이러한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불과 이틀 전인 15일, 일본과의 8강전에서 승리한 직후에도 팀의 간판스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스시를 먹었다"고 외치며 기쁨을 표출해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 이 발언은 단순한 승리의 표현을 넘어 동양인에 대한 비하이자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잇따른 '음식 조롱'에 국제 야구계의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8강에서 탈락한 일본 팬들은 "스포츠맨십이 실종됐다", "실력과 별개로 품격은 최악"이라며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현지 팬들 역시 "저급하고 무례한 승리 축하 방식"이라며 베네수엘라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는 옹호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특정 국가의 대표적인 식문화를 '먹어 치웠다'고 표현하는 방식이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우발적인 해프닝이 아닌 의도적인 조롱이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제 베네수엘라는 18일,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미국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사상 첫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 앞에 선 베네수엘라가 경기력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은 품격과 스포츠맨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로 향하고 있다.

 

여행핫클립

찜통더위 피해 일본 북단으로… 쿨케이션 열풍 지속

서지인 가루이자와는 도쿄보다 기온이 평균 7도 이상 낮아 쾌적한 여름휴가를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아사마산 기슭 숲속 계곡에 위치한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는 인위적인 냉방 장치 대신 전통적인 건축 지혜를 활용해 자연의 시원함을 극대화했다. 지붕 위에 설치된 풍루가 실내의 뜨거운 공기를 배출하고 계곡의 찬 바람을 끌어들여 에어컨 없이도 청량한 휴식을 가능하게 한다.가루이자와의 여름은 단순히 기온이 낮은 것에 그치지 않고 숲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으로 채워진다. 7월과 8월 사이 이곳을 찾는 투숙객들은 이슬 머금은 숲길을 산책하는 아침 안개 오솔길 순례에 참여하며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밤이 되면 자작나무 수액 시럽을 곁들인 시원한 빙수를 맛보며 어둠 속을 수놓는 반딧불이를 감상하는 낭만적인 시간도 마련된다. 자연과 공존하는 이러한 방식은 도시의 열기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선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홋카이도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호수와 온천이 어우러진 색다른 여름 풍경이 펼쳐진다. 포로토 호반에 자리 잡은 카이 포로토는 전 객실이 호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창을 여는 것만으로도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이곳의 백미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식물성 이탄 성분의 몰 온천이다. 여름철에는 체온과 비슷한 35도 내외의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는 쿨다운 입욕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위로 지친 신체의 열기를 식히고 혈액 순환을 돕는 건강한 온천욕의 묘미를 제공한다.카이 포로토의 건축미 또한 여행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다. 홋카이도 선주민인 아이누 부족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원뿔형과 돔형 욕탕은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투숙객들은 온천욕을 즐긴 후 인근에 위치한 국립 아이누민족 박물관을 방문해 홋카이도의 역사와 독특한 선주민 문화를 탐방하며 지적인 충족감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숙박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경험하는 여행의 가치를 더해준다.항구 도시 오타루의 여름밤은 역사적 건축물과 운하의 낭만으로 가득하다. 오타루 운하 인근의 OMO5 오타루는 과거 상공회의소 건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여름 한정으로 운영되는 석양 아페리티프 크루즈가 인기다. 숙박객 전용 보트를 타고 석조 건물 사이를 지나는 이 크루즈에서는 시원한 화이트 와인과 치즈 케이크를 즐기며 노을 지는 운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진 뒤에는 수백 개의 오일램프와 앤티크 오르골 선율이 어우러진 일루미네이트 나이트 행사가 열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이처럼 일본 북단과 고원 지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름 특화 프로그램들은 무더위를 피해 떠나온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에어컨 바람 대신 숲의 숨결과 호수의 바람을 선택한 이들은 자연이 주는 천연의 시원함 속에서 여름의 진정한 매력을 재발견한다. 쿨케이션은 이제 단순한 피서를 넘어 기후 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 잡으며,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전통을 활용한 리조트들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맞물려 더욱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