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도둑이잖아" 5만 달러 환불 요구에 인신공격으로 맞받아친 머스크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두 거물,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이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번 설전의 발단은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차세대 로드스터 출시 지연과 불투명한 환불 절차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시작됐다. 알트먼은 지난달 말, 자신의 엑스(X, 전 트위터) 계정에 2018년 7월에 예치했던 보증금 5만 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로드스터 예약을 취소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끝없는 기다림에 지쳐 이메일로 환불을 요청했으나, 테슬라로부터 받은 것은 환불 안내가 아닌 "이 이메일 주소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는 구글의 자동 알림 메시지뿐이었다며 관련 스크린샷 3장을 함께 공개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알트먼의 공개적인 비판에 머스크는 즉각적이고도 인신공격에 가까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알트먼의 게시물에 "당신은 비영리단체를 훔치지 않았는가"라는 댓글을 달며, 오픈AI의 정체성 문제를 직접 겨냥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머스크는 "문제가 해결되어 24시간 이내에 환불받았다는 네 번째 스크린샷을 빼먹었다"고 지적하며 "그게 원래 당신의 성격"이라고 비꼬았다. 단순한 제품 불만에 대한 해명을 넘어, 알트먼이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해 테슬라를 공격했으며, 이러한 행동이 그의 평소 성격을 보여준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두 사람의 싸움은 로드스터 환불 문제를 넘어 오픈AI의 설립 이념과 경영권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으로 번졌다. 알트먼은 머스크의 '도둑'이라는 비난에 "나는 당신이 죽으라고 내버려 둔 회사를 역사상 가장 큰 비영리 단체로 만들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당신은 테슬라가 오픈AI를 인수하길 원하지 않았는가. 그건 비영리 단체인가?"라고 반문하며, 과거 머스크 역시 오픈AI를 영리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을 암시했다. 알트먼은 "이제 당신은 훌륭한 AI 회사를 갖게 됐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라고 덧붙이며 지긋지긋한 논쟁을 끝내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한때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였던 머스크는 2018년 이사회를 떠난 이후, 인류를 위한 비영리 연구를 목표로 했던 오픈AI가 알트먼의 주도 아래 영리 기업으로 변질되었다고 꾸준히 비판해왔고, 결국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번 설전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터져 나온 감정싸움의 연장선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머스크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제임스 본드 자동차보다 더 미친 기술이 탑재됐다"며 로드스터 시제품 공개가 임박했음을 알려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별개로, 고객 서비스 문제로 시작된 작은 불씨가 두 테크 거물의 뿌리 깊은 갈등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격이 되었다.

 

여행핫클립

기차역만 7개, 대체 뭐 있길래?…가도 가도 볼거리 터지는 ‘혜자 여행지’

동해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보석 같은 매력들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기회를 맞았다. 코레일과 경북도는 울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다른 지역의 두세 배에 달하는 7개의 역을 배정하며 여행객 맞이에 나섰다. 각 역은 저마다의 테마를 품고 여행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흥부역의 국립해양과학관부터 죽변역의 하트해변과 스카이레일, 울진역의 성류굴과 금강송 군락지, 후포역의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요트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제 여행객들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울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를 손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특히 11월의 울진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동해의 보물이라 불리는 수중 산맥 ‘왕돌초’를 앞마당처럼 품고 있는 죽변항은 이 시기, 살이 꽉 찬 방어와 오징어 등 최상급 수산물로 가득하다. 울진군은 이 풍성함을 나누기 위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연다. ‘가자, 죽변항! 먹자, 수산물!’이라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구호 아래, 맨손 활어 잡기, 수산물 경매와 해체쇼, 무료 시식회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밤에는 어선 퍼레이드와 불꽃쇼가 밤바다를 수놓고, 가수 이찬원과 황윤성의 축하 공연이 축제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죽변항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시속 5km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스카이레일에 몸을 실으면 하트해변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의 그림 같은 풍경이 발아래 펼쳐지고, 100년 넘게 동해를 지켜온 죽변등대에서는 활기찬 어시장과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울진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를 넘어 과학과 생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죽변항 인근에 자리한 국립해양과학관에서는 괌에서나 볼 법한 수중전망대를 통해 잠수 장비 없이 수심 7m 바닷속 생태계를 생생하게 관찰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한 울진의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에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는 물론, 세계 각지의 희귀 민물고기까지 150종 5,000여 마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이곳 연구소에서 인공 부화시킨 어린 연어들을 왕피천을 통해 동해로 돌려보내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바다와 강을 즐겼다면 이제 산과 계곡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울진은 국내 최고의 온천 여행지 중 하나로, 특히 덕구계곡 응봉산에서 솟아나는 자연 용출 온천수는 어떤 인공적인 가열이나 첨가물 없이 원수 그대로를 사용해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계곡 트레킹 코스는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뽐내며, 금문교, 서강대교 등 세계 유명 교량의 축소 모형을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레킹 끝에 만나는 원탕에서 뜨끈한 족욕으로 피로를 풀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동해선 기차는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 신비로운 해양 과학, 그리고 뜨거운 온천과 수려한 계곡까지, 이제껏 쉽게 닿을 수 없었던 울진의 모든 매력을 여행자들의 품에 안겨주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