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만 7개, 대체 뭐 있길래?…가도 가도 볼거리 터지는 ‘혜자 여행지’

 한반도를 호랑이의 모습에 비유할 때, 등이 가려워도 앞발과 뒷발이 닿지 않는 한복판, 바로 경상북도 울진에 드디어 기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교통의 오지로 남아있던 울진에 동해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보석 같은 매력들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기회를 맞았다. 코레일과 경북도는 울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다른 지역의 두세 배에 달하는 7개의 역을 배정하며 여행객 맞이에 나섰다. 각 역은 저마다의 테마를 품고 여행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흥부역의 국립해양과학관부터 죽변역의 하트해변과 스카이레일, 울진역의 성류굴과 금강송 군락지, 후포역의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요트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제 여행객들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울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를 손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11월의 울진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동해의 보물이라 불리는 수중 산맥 ‘왕돌초’를 앞마당처럼 품고 있는 죽변항은 이 시기, 살이 꽉 찬 방어와 오징어 등 최상급 수산물로 가득하다. 울진군은 이 풍성함을 나누기 위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연다. ‘가자, 죽변항! 먹자, 수산물!’이라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구호 아래, 맨손 활어 잡기, 수산물 경매와 해체쇼, 무료 시식회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밤에는 어선 퍼레이드와 불꽃쇼가 밤바다를 수놓고, 가수 이찬원과 황윤성의 축하 공연이 축제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죽변항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시속 5km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스카이레일에 몸을 실으면 하트해변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의 그림 같은 풍경이 발아래 펼쳐지고, 100년 넘게 동해를 지켜온 죽변등대에서는 활기찬 어시장과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울진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를 넘어 과학과 생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죽변항 인근에 자리한 국립해양과학관에서는 괌에서나 볼 법한 수중전망대를 통해 잠수 장비 없이 수심 7m 바닷속 생태계를 생생하게 관찰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한 울진의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에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는 물론, 세계 각지의 희귀 민물고기까지 150종 5,000여 마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이곳 연구소에서 인공 부화시킨 어린 연어들을 왕피천을 통해 동해로 돌려보내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

 

바다와 강을 즐겼다면 이제 산과 계곡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울진은 국내 최고의 온천 여행지 중 하나로, 특히 덕구계곡 응봉산에서 솟아나는 자연 용출 온천수는 어떤 인공적인 가열이나 첨가물 없이 원수 그대로를 사용해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계곡 트레킹 코스는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뽐내며, 금문교, 서강대교 등 세계 유명 교량의 축소 모형을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레킹 끝에 만나는 원탕에서 뜨끈한 족욕으로 피로를 풀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동해선 기차는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 신비로운 해양 과학, 그리고 뜨거운 온천과 수려한 계곡까지, 이제껏 쉽게 닿을 수 없었던 울진의 모든 매력을 여행자들의 품에 안겨주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

 

여행핫클립

"딸기 뷔페 한 번에 30만 원?"… 역대급 가격 인상에 '헉'

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호텔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 딸기 뷔페는 '큰맘 먹고' 즐겨야 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어버렸다. 특히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성인 1인 가격을 지난해 10만 5천 원에서 13만 5천 원으로 무려 28.6%나 인상하며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선, 호텔가의 고급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11.1% 인상된 15만 원의 가격표를 내걸었고, 서울드래곤시티 인스타일도 11만 원으로 가격을 올리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이러한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호텔 업계는 원재료 및 운영 비용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디저트 재료의 수급 비용이 증가했고, 인건비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비용 증가만으로 이번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호텔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프리미엄 전략 역시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다. 희귀 품종의 딸기를 공수해오거나, 유명 쇼콜라티에와의 협업을 통해 독점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등, '더 비싸고, 더 특별하게'를 외치는 호텔가의 경쟁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1년에 한 번뿐인 사치"라며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대다수는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반얀트리 호텔의 경우 어린이 요금을 14.2% 인상한 8만 원으로 책정했고,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6만 5천 원에서 8만 원으로 어린이 요금을 조정했다. 성인 2인에 어린이 1인 가족이 딸기 뷔페를 즐기기 위해서는 30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것을 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SNS에서는 '딸기 뷔페 대신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디저트 맛집'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소비자들은 나름의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결국 호텔 딸기 뷔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약이 어렵다는 점에서, 호텔가의 프리미엄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고가 정책이 계속된다면, '대중적인 겨울철 별미'였던 딸기 뷔페는 소수만을 위한 사치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올해 딸기 뷔페 시즌은 대부분 12월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호텔 딸기 뷔페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