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를 지켜줄 의외의 음식, 마트에서 파는 '이 치즈'였다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건강 위협 중 하나인 치매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즈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발병 위험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니이미대학교와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약 8,0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식습관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주 1회 이상 꾸준히 치즈를 섭취한 그룹은 치매 발병률이 3.4%에 그친 반면, 치즈를 거의 먹지 않는 그룹은 4.5%의 발병률을 보여, 치즈 섭취 그룹의 치매 위험이 약 24%나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식습관의 작은 변화가 뇌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력을 시사하는 결과로, 학계와 대중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매우 정교한 통계적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성별, 나이, 교육 수준, 소득,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외부 요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성향 점수 매칭(PSM)' 방식을 적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과일, 채소, 육류, 생선 등 치즈 외 다른 식품의 섭취 빈도까지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분석했을 때에도 치즈 섭취와 치매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은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비록 다른 식습관 요인을 반영했을 때 치매 위험 감소 효과는 약 21%로 소폭 줄어들었지만, 연구팀은 이 역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치즈 섭취의 독립적인 긍정적 효과를 뒷받침했다.

 


연구에서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섭취한 치즈는 전체의 82.7%를 차지한 가공치즈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슬라이스 치즈나 크림치즈가 이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치즈에 풍부하게 함유된 다양한 영양 성분들이 이러한 긍정적 효과의 비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치즈에는 뇌세포 보호와 혈관 건강 개선에 필수적인 양질의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K2를 비롯해, 세포 노화를 막는 항산화물질, 염증을 억제하는 펩타이드, 그리고 장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까지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영양소들이 뇌 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혈관 문제나 대사 이상을 개선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을 통해 연관성을 확인한 것일 뿐, 치즈 섭취가 치매를 예방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즉, 치즈를 먹는 행위 자체가 치매를 막는다기보다는, 치즈를 즐겨 먹는 사람들의 다른 생활 습관이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향후 치즈의 어떤 성분이 어떤 과정을 통해 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유제품, 특히 치즈 섭취가 인지 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들과 맥을 같이하며,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단 구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행핫클립

기차역만 7개, 대체 뭐 있길래?…가도 가도 볼거리 터지는 ‘혜자 여행지’

동해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보석 같은 매력들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기회를 맞았다. 코레일과 경북도는 울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다른 지역의 두세 배에 달하는 7개의 역을 배정하며 여행객 맞이에 나섰다. 각 역은 저마다의 테마를 품고 여행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흥부역의 국립해양과학관부터 죽변역의 하트해변과 스카이레일, 울진역의 성류굴과 금강송 군락지, 후포역의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요트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제 여행객들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울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를 손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특히 11월의 울진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동해의 보물이라 불리는 수중 산맥 ‘왕돌초’를 앞마당처럼 품고 있는 죽변항은 이 시기, 살이 꽉 찬 방어와 오징어 등 최상급 수산물로 가득하다. 울진군은 이 풍성함을 나누기 위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연다. ‘가자, 죽변항! 먹자, 수산물!’이라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구호 아래, 맨손 활어 잡기, 수산물 경매와 해체쇼, 무료 시식회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밤에는 어선 퍼레이드와 불꽃쇼가 밤바다를 수놓고, 가수 이찬원과 황윤성의 축하 공연이 축제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죽변항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시속 5km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스카이레일에 몸을 실으면 하트해변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의 그림 같은 풍경이 발아래 펼쳐지고, 100년 넘게 동해를 지켜온 죽변등대에서는 활기찬 어시장과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울진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를 넘어 과학과 생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죽변항 인근에 자리한 국립해양과학관에서는 괌에서나 볼 법한 수중전망대를 통해 잠수 장비 없이 수심 7m 바닷속 생태계를 생생하게 관찰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한 울진의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에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는 물론, 세계 각지의 희귀 민물고기까지 150종 5,000여 마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이곳 연구소에서 인공 부화시킨 어린 연어들을 왕피천을 통해 동해로 돌려보내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바다와 강을 즐겼다면 이제 산과 계곡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울진은 국내 최고의 온천 여행지 중 하나로, 특히 덕구계곡 응봉산에서 솟아나는 자연 용출 온천수는 어떤 인공적인 가열이나 첨가물 없이 원수 그대로를 사용해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계곡 트레킹 코스는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뽐내며, 금문교, 서강대교 등 세계 유명 교량의 축소 모형을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레킹 끝에 만나는 원탕에서 뜨끈한 족욕으로 피로를 풀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동해선 기차는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 신비로운 해양 과학, 그리고 뜨거운 온천과 수려한 계곡까지, 이제껏 쉽게 닿을 수 없었던 울진의 모든 매력을 여행자들의 품에 안겨주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